2025년 3월 28일 금요일

공항의 이별

 공항의 이별

3월 27일 목요일 3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 

출발 시간 두시간반전에 김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2시 비행기인지라 공항 근처 한식부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일인당 팔천원,  선결제였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나와보니 포장 마차에서 붕어빵이나 찐옥수수를 사는 데도 

은행구좌로 바로 이체하는 방식이 많아졌습니다.

인터넷뱅킹으로 바로 대금을 결제합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공항에 도착해서 동생은 출국하는 곳에 짐을 내려주고

지하 주차장으로 차를 주차하러 갔습니다.

제주 항공 부스가 보이는 곳에서 출국수속을 한다고 한참을 서서 기다리는 데

왠일인지 중국인들만 줄을 서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앞에 서있는 여자에게 오사카 가는 편이냐고 했더니 

"팅부동"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줄로 막아놓은 옆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일본어로 말하는 데

아무래도 제주 항공옆의 중국으로 가는 부스의 줄에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내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백인 남자가 옆부스여서 이동하도록 줄을 열어주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려 내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부치는 화물이 15.5킬로이고 기내화물 하나와 가방 하나라고 해서 

쇼팽백에 담았던 김을 기내화물용 여행가방과 내 베낭에 쑤셔박았습니다.

그래도 안들어가는 김은 엄마가 다시 가지고 갔습니다.


동생이 엄마가 있어서 싸줄수 있을때 가져가라고 하는데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1 시 30분까지 탑승게이트로 집합하라는데 12 시 30분이어서 

시간이 여유있어서 더 있으려고 했는데 안에서 기다리라고해서 들어왔습니다.


헤어지기전에 엄마와 여동생을 안아주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나왔습니다.

90살이된 엄마를 얼마나  더볼수있을까요?


탑승을 마치고 좌석에 앉아있는데도 계속 눈물이 나왔습니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간 뒤에 공항에서 만나고 헤어지길 몇번이나 했을까요?

적게 잡아도 40회 이상입니다.

공항에 마중을 올 때마다 공항을 떠날 때마다 

늘 무덤덤하고 어색한듯한 상봉과 이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공항에서의 이별은 고인 눈물을 참는 게 힘들었습니다.

"사는 게 힘들다며 얼른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엄마는

귀가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끼어도 텔레비젼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시끄럽고

아무리 맛있는 맛집에서 밥을 먹어도 맛이 없다고 합니다.


활동적이었던 엄마가 이제는 별로 움직이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용감한 형사들", "미스터 트롯"을 보면서 전기 침대에 앉았다 

드러누워있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일요일 늘 앞에 앉아서 같이 예배를 드리던 92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며

많이 우울해 하셨습니다.


100세 인생을 살아가는 세상에 된 탓인지 장례식에서 "호상"이라고 

불러도 괜찮은 연령이 90세가 넘어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절대로 "호상"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기독교인에게는 천국에서의 재회가 약속되어 있다고해도 

보고싶을때 볼 수가 없고 목소리를 듣고 싶을때 들을 수도 없고

두번다시 만날수  없다는 사실은 늘 슬프기만 합니다.


큰딸은 할머니가 큰 거목과 같다고 표현합니다. 

얼굴을 보기만해도 푸근하고 사랑이 느껴지고 행복해진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넓고 사랑이 많은 사람 주위에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한국인 선교사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담소를 나누다가

교회 목사님께서 5사람중에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 데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부모님이 안 계셔서 고아가 되었다며 농담어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고아란 말을 들으면 어린 아이를 떠올리게 되지만 중년의 나이가 되어도

부모님이 안 계시다는 것은 든든한 배경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늘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움이 채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가 자신의 행복을 절대적으로 기도해주는 존재가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아닐까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엄마에게 잘해야지 하지만 같이 지내게 되면

여러가지로 의견이며 행동이 부딪치고 큰소리가 나고 말이 거칠어집니다.

그리고 집을 떠날 때마다 잘해드리지 못 한 것에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유한한 시간을 살고 있기에 , 그리고 언제 이별이 찾아올지 알 수 없기에

만날 수 있을 때 만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고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을 좌우명처럼 여기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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